2024. 05. 31.,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같이 울어줄 수 있어

2024. 05. 27.,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오늘따라 유난히 다리가 짧아보이는 사진을 핫보이에게 송부했고 거울 셀피를 연습할 필요가 있겠다는 답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지 않으려 했지만 편의점에서 간단하게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 미팅을 하는 와중에 꼬르륵거리는 소리라도 나면 민망할 것 같았어요. 거창한 미팅은 아니고요— 신기한 미팅에 가깝겠습니다. 어쩌다보니 기회가 되어 이번 포카전 미궁을 개발하게 되었거든요. 포준위 홍보팀장을 만났습니다. 꽤나 상세하게 미팅을 준비해온 모습에 내심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일하기에 답답하진 않을 것 같아요.

2024. 05. 27.,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3시에 있었던 교수님 미팅이 거창하다면 조금 더 거창하겠습니다. 최근에 랩 미팅을 잘 가지지 못해서 별도로 개인 미팅을 가졌어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퍼포먼스가 잘 나오지 않아서 여러 방법을 구상하는 중에 한 가지를 추가로 구현하기로 했습니다. 평소와 다른 부분이 없었던 미팅에서 특이사항을 꼽자면 다음날에 미팅을 또 하자고 요청하신 부분이 되겠습니다.

2024. 05. 27.,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오래간만에 학식을 먹었습니다. 서로 운동을 하고 공유하는 디스코드 서버의 식단 공유 채널에 사진을 찍어 올렸어요. 나의 밥을 보고 다른 탄수화물은 마음껏 먹으면서 왜 학식 탄수화물만 차별하냐고 주장하는 부우가 귀여웠습니다.

방에 도착한 나는 곧바로 잠에 들었습니다. 13시간 동안 자게 될 줄은 모른채로.

2024. 05. 28.,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화요일과 목요일 양일에 걸쳐 딥러닝 프로젝트 발표가 있습니다. 수강생이 많은 터라 시간이 부족해서 평소보다 30분 일찍 수업을 시작했었기에 평소보다 피곤한 모습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아니 참여했다고 표현하는게 맞나? 다른 사람들의 발표는 뒤로 밀어둔 채 밀린 코드 리뷰를 수행했거든요.

수업이 끝나고는 교수님 그리고 랩 사람들과 함께 삼계탕을 먹었습니다. 동기가 차가 있는 탓에 편하게 다녀왔어요. 다른 동기가 6월 말에 면허 학원을 등록한다고 하더라고요. 등록할 때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나도 이제는 정말 따야할 것 같아요.

커피를 사들고 교수님 미팅에 들어갔습니다. 뇌물의 목적은 아니고요. 랩 사람들과 랩으로 돌아가는 길에 커피를 샀어요. 그런데 나 혼자 커피를 손에 들고 들어가면 이상할 것 같아서 교수님 몫도 챙겨서 들어갔습니다.

굳이 오늘 또 미팅을 잡나 싶었지만 중복된 내용의 미팅이었습니다. 요즘 조금 방황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과 별개로,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겠다 싶었어요.

딥러닝 발표와 최종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팀 미팅을 가졌습니다. 특별히 의견을 제시하거나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낼 여력이 없었는데 팀원들이 모두 잘 정리해줘서 감자처럼 앉아있다가 왔어요. 똑똑한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되어서 다행이었습니다.

2024. 05. 28.,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푸시 알림으로 도착하는 광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끄기를 귀찮아해서 설정을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메가박스의 광고 알림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몇몇 디즈니 영화들을 재개봉한다는 소식이었거든요. 코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라니— 나는 소리를 지르며 바로 예매를 결정했습니다.

격앙된 목소리로 옆에 앉아있던 와장에게 같이 보러가자고 말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2024. 05. 28.,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2024. 05. 29.,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10번길 18 1층 101호.

사장님이 없는 커들러에 방문하는 일이 꽤나 익숙해졌습니다. 카운터에 놓여져 있는 전화를 집어서 전화를 걸면 되거든요. 전화를 하려는 찰나에 사장님이 뒤에서 등장하셨고 나는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깜짝 놀라는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2024. 05. 29.,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10번길 18 1층 101호.

사장님은 닭강정을 들고 나타나셨어요. 식사를 하고 계셨나봅니다. 언뜻 보기에도 닭강정의 양은 꽤나 많았고 사장님은 나에게 두 접시의 닭강정을 내어주셨습니다.

2024. 05. 29.,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10번길 18 1층 101호.

오늘은 주문을 할 때부터 사장님께 당당히 주장했어요. 오늘은 바쁘다고. 사장님과 꽤나 친해진 탓에 커들러에 방문하면 매번 떠들거나 보드게임을 하는 식으로 함께 딴짓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여유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시험을 앞두고 비어있는 머리를 채우기에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는 오늘 거절을 선언했습니다.

2024. 05. 29.,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6번길 25-1 1층.

베라보의 문을 열자마자 혹시 육수 다 떨어졌냐고 물어봤습니다. 남은 곰탕 육수로 국밥 특선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었거든요. 육수가 없다는 대답에 나의 실망한 눈치와 돌아가려는 발걸음을 사장님은 시오 육수도 괜찮다는 말으로 붙잡으려 하셨습니다. 순순히 잡혀서 시오 육수의 국밥을 먹었어요. 사실 그렇게 내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2024. 05. 29.,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2024. 05. 30.,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목요일 딥러닝 수업의 첫 발표를 우리 팀이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발표 담당인 것은 아니었지만 괜히 내가 다 떨리더라고요. 발표를 담당하는 팀원은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늦게까지 연습한 것 같았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출 수 있었고 교수님께서는 우리 팀이 창의적인 접근을 했다고 첨언해주셨어요. 그 한마디에 괜히 녹아내렸습니다.

2024. 05. 30.,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10번길 25 2층.

점심으로 학식을 먹고 티타로 출근했습니다. 출근을 했다고 해서 딱히 연구를 한 것은 아니지만 머신러닝 시험을 공부하는 행위는 연구 활동으로 인정해주시지 않을까요.

2024. 05. 30.,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10번길 25 2층.

저녁으로는 티타에서 탄두리 치킨 샐러드를 먹고 약간 후회했습니다. 나의 입에는 잘 맞았는데 매콤한 맛이 위장에는 잘 맞지 아니했던 것 같습니다. 꽤나 불편했어요.

방랑하는 하루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세미나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미용실에 찾아갔습니다. 평소보다 늦게 끝난 탓에 13시 예약에 맞춰서 도착하지 못할까봐 걱정했어요. 제 시간에 도착한 탓에 안도했지만 결과물을 보고는 안도하지 못했습니다. 머리 자르러 간다는 말에 핫보이가 괜찮으면 보여달라고 했습니다만 그런 일은 벌어나지 않았습니다.

2024. 05. 31.,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6번길 25-1 1층.

수요일에 베라보에 갔지만 다시 한번 방문했습니다. 특선이 바뀐 베라보는 다른 베라보로 인정해줘야하지 않겠어요. 이번주 특선은 명란 마제소바였습니다. 워낙 인기가 좋은 탓에 베라보에서 자주 하는 특선인데 나는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방문했습니다.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을 때 올라오는 명란의 맛이 꽤나 흡족했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즐기고는 병원에 가기 위해 이동으로 이동했습니다.

2024. 05. 31., 경북 포항시 남구 중흥로 122.

학교로 돌아가는 옵션이 있었습니다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외출을 하고 있다는 감정을 영화를 볼 때까지 유지하고 싶었어요. 영화관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2024. 05. 31., 경북 포항시 남구 중흥로 122.

엔시티와 콜라보한 피지오가 있더라고요. 내가 이런 소식을 모르다니 최근에 케이팝 세계와 꽤나 거리를 두고 살았음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매실 피지오였는데 특별한 맛은 아니었어요. 곤약 젤리를 사진 만큼 담아주지 않아서 실망했습니다.

2024. 05. 31., 경북 포항시 남구 중흥로 77.

7시까지 시간을 하염없이 때우다가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내가 영화관에 가서 하는 루틴은 딱 정해져있어요. 포토티켓 뽑고 오리지널 티켓 수령한 다음에 팝콘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지 않은 채로 상영관에 들어가기. 이번 코코 오리지널 티켓은 야광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직 확인해보지는 못했습니다.

2024. 05. 31., 경북 포항시 남구 중흥로 77.

내가 코코를 봤다는 사실을 헤일리에게 밝혔고 같이 울어줄 수 있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예상 가능한 스토리라인이었음에도 나는 디즈니가 울라고 시키는 부분에서 처절하게 울었어요. 옆에 앉은 사람도 울음 참는 소리를 내면서 우시는 탓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2024. 06. 01.,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오래간만에 CTF를 뛰었고 나는 나의 능력 부족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푼 쉬운 문제임에도 나는 풀지 못했어요. 24시간 대회였음에도 끝까지 할 의지가 있지 않았습니다. 내가 퇴근한 이후에 웹 문제를 풀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고 나는 한편으로 약간의 자책을 시행했습니다.

2024. 06. 02.,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본디 8km를 뛰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숨은 꽤나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지만 근육통이 너무 심했어요. 처음 목표를 절대 채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에 목표를 4km로 수정했습니다.

2024. 06. 02.,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술에 약간 취한 채로 학생회관 옥상에서 핫보이와 통화를 했어요. 외로움을 주장했습니다. 긴가민가한 탓에 다음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봤고 나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여기 있어

2024. 05. 27.

올해 대전에서 첫 퀴퍼가 열린다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후원을 받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비수도권에서의 가시화 활동을 응원하며— 나도 작은 마음을 보탰습니다.


권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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