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30.,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왜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나요

2024. 04. 29.,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연구실에서 사과를 먹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서 편의점에서 사과를 사서 출근했습니다. 사과를 베어무는 소리가 생각보다 컸어요. 아삭아삭이라는 단어가 괜히 있는게 아님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딥러닝 교수님이 웬일로 퀴즈를 예고했고 나는 내일을 대비해서 슬라이드를 확인했습니다. 어떤 문제가 나올지 전혀 예상되지 않았어요. 모든 슬라이드를 꼼꼼히 확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회 날짜가 다가오면서 할 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는 프레임워크 개발에 몰두하고 있어요. 공개된 챌린지 포맷에 맞춰서 실행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중간 중간 리팩토링도 계속 해주었어요. 내가 대학원생인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래간만에 학생회관 오아시스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저녁 시간대에는 일하시는 분들이 적어서 그런가 나오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학생회관에서 저녁을 때워야할 일이 생긴다면 편의점을 방문해야할 것 같습니다.

2024. 04. 29.,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주문한 바지가 도착했어요. 33은 이제 나한테 크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색상도 별로였어요.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처음으로 환불을 신청해보았습니다.

텔파 미디엄 쇼핑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14인치로 맥북을 바꾸면서 가방도 하나 새로 살까 고민하는 중인데 텔파가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8월에 미국 가면 아울렛을 가봐야하나.

딥러닝 시간에 퀴즈를 봤습니다. 어제 공부를 하면서 슬라이드에 없는 공식을 하나 외워서 갔는데 덕분에 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기계학습 수업을 들으면서 모델 관련 작업을 했습니다. 몇몇 프로세스가 좀비가 된 채로 GPU에 남아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GPU에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죽였습니다.

그렇게 참사가 시작되었지요. 드라이버가 분명 GPU를 인식하고 있는데 모든 프로세스에서 GPU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프로세스를 죽이는 과정에서 NVLink 패브릭 서비스가 종료되었고 덕분에 GPU 자원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던 것이지요. 1억짜리 머신을 내 손으로 망가뜨렸다는 생각에 식은 땀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패브릭 서비스를 다시 시작시키려고 했지만 드라이버와 버전이 맞지 않다고 올라가지 않았어요. 리포지토리에 원하는 버전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dnf가 없다고 주장했어요. 결국 rpm 주소를 직접 제공해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잘 이용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필수 서비스가 꺼진 채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게 아닐까 걱정입니다.

고칠 것들과 만들어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어제 짠 코드를 리팩토링 하면서 몇몇 타입들을 매개변수화했습니다. 어제 만든 대회 환경을 연결했고 LLM도 일단 붙였어요.

2024. 04. 30.,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6번길 25-1 1층.

집중력이 떨어져서 퇴근을 하려는데 동기 분이 밥을 같이 먹자고 하셨습니다. 베라보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다고 말했고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차를 타고 편하게 갔다올 수 있었어요. 이번주 특선 메뉴를 설명해드렸고 고수를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고수 한그릇을 추가해서 우걱우걱 씹어먹고 있었습니다.

2024. 04. 30.,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며칠 전에 추억 상자를 정리한 이후로 정리에 맛들려서 어제 정리함을 주문했었습니다. 박스를 뜯지도 않은 채로 쌓여있는 바이닐들을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이 서서. 바이닐이 들어가기에 꼭 맞는 사이즈여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박스들을 하나씩 처분했고 20장의 바이닐과 테이프 하나를 건질 수 있었습니다.

2024. 04. 30.,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데이식스 테이프에서 원필 포토카드가 나왔습니다. 포토카드를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또 원필이라니. 이런 경사가.

2024. 05. 01.,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아침 9시에 발표 세션을 가졌습니다. 시간대를 잘못 변환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간담이 서늘해졌지만 캘린더 초대도 함께 보낸 덕분에 다들 제 시간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영어로 발표를 진행했어요. 사실 영어로 말하는 건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질의응답이 항상 문제입니다. 다른 교수님께서 이것저것 영어로 꼬집으셨고 나는 대답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았고 구조를 엎을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학식을 먹고 고어라운드에서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바리스타 한 분만 일하고 있는 탓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다리면서 운동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4:1 필라테스를 제안했어요. 다들 반응이 긍정적이여서 다행이었습니다.

구조를 바꾼 탓에 모든 코드를 지우고 새로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하기 싫어서 스토리를 넘기다가 친구가 까오산에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일련의 대화로 친구를 테라로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24. 05. 01.,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7번길 5-1 1층.

우리 학교에 처음 와본대요. 학교를 구경시켜줬습니다. 텐동을 좋아한대요. 순이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산책을 좋아한대요. 철길숲을 걷다가 포치에서 커피를 마시고 다시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덕분에 하루 동안 20000보를 걸을 수 있었습니다.

팀의 다른 교수님이 Aider에 관심이 많습니다. Aider에서 제공하는 기능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어요. 잠깐 살펴보는 동안 조악한 코드 퀄리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라이브러리 형태로 쓸 수도 없었고요. 라이브러리처럼 쓸 수 있도록 다시 구현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구현해야 할 기능은 많이 없었지만 코드 가독성이 너무 떨어져서 무엇을 하는 코드인지 인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2024. 05. 02., 경북 포항시 남구.

태우와 함께 러닝을 했습니다. 지금껏 러닝을 할 때에는 내가 앞에 서고 태우가 뒤에 서는 형태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태우가 계속해서 나의 앞을 차지했습니다. 나는 추월하기 위해 노력했고 태우는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덕분에 둘 다 최고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습니다. 1km에 5분 5초라니. 당분간은 최고기록을 갱신하지 못할 것 같아요.

태우의 방에서 삼체를 보면서 치킨을 먹었습니다. 최고기록을 기념하기에 좋은 행사였던 것 같아요.


권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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